담다노트 #012
인쇄 현장을 정복하는 디자이너의 비밀 언어.Zip
인쇄소 기장님과 대화하다 보면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. 싯끼리, 하리꼬미, 돈보... 선배들은 척척 알아듣는데 나만 멍하니 서 있었다면, 이제 이 글을 저장해두세요.
하리꼬미=터잡기

"디자이너님, 이거 하리꼬미 다시 짜야 종이 로스 안 납니다."
하리꼬미는 패키지 디자인의 경제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어입니다. 인쇄판 하나에 칼선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버려지는(로스) 종이의 양이 달라집니다.
따라서 위의 문장을 해석해보면, 인쇄판 한 장에 들어갈 작업물 개수를 최대로 맞추기 위해 배열을 조정해달라는 의미입니다.
Tip: 종이 한 연에서 몇 개가 나오는지 기장님과 상의하며 하리꼬미를 최적화하면 제작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.
싯끼리=고정패드

"내용물이 흔들리는데, 안에 싯끼리 사양은 어떻게 되나요?"
싯끼리는 패키지 내부에서 제품을 고정하는 구조물을 말합니다. 이 점을 고려하여 해석해보면, 제품을 보호하고 고정할 내부 패드나 트레이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의미로 해석하면 돼요.
Tip: 주니어라면 플라스틱 대신 종이 접이식 싯끼리 구조를 제안해보세요. 친환경적이면서도 설계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.
돈보=가늠표

"디자이너님, 데이터에 돈보가 없어서 위치를 못 잡겠어요."
돈보는 인쇄와 후가공(박, 도무송 등)의 위치를 딱 맞추기 위해 사방에 넣는 십자 모양 마크입니다. 그러니 이 의미는, 인쇄면과 칼선의 정합성을 맞출 기준점이 없다는 뜻입니다.
Tip: 인쇄용 데이터, 박용 데이터 등 모든 레이어에 돈보 위치가 1mm의 오차도 없이 동일해야 작업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.
구아이=물림쪽
"구아이 쪽이 너무 바짝 붙어서 인쇄가 찝힙니다."
구아이는 인쇄기가 종이를 끌어당길 때 집게로 물고 들어가는 여백 부분입니다. 종이 상단에 인쇄기가 잡을 여백이 부족해서 디자인이 잘리거나 번질 위험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.
Tip: 보통 10-15mm 정도의 구아이 여백을 확보해야 합니다. 칼선 배치 시 종이 끝단에 너무 붙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!
도무송=톰슨 가공
"이건 인쇄 끝나고 바로 도무송 넘기면 되죠?"
도무송은 목형(칼틀)을 만들어 종이를 원하는 모양으로 찍어내는 공정입니다. 디자이너가 의도한 칼선대로 따내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말로 해석하면 됩니다.
Tip: 복잡한 기하학적 구조나 사이즈가 작을수록 도무송 오차를 줄이기 위한 칼선 정리가 필수입니다.
베다(뻬다)=바탕 인쇄

"배경 컬러가 베다로 들어가서 뒷묻음 조심해야겠네요."
베다는 종이 전면에 색을 꽉 채워 인쇄하는 방식입니다. 뒷묻음을 조심해야한다고 한다면 배경에 잉크가 많이 깔려 인쇄물이 겹쳐질 때 잉크가 묻어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.
Tip: 베다 인쇄 시에는 충분한 건조 시간을 요청하거나, 무광/유광 코팅을 추가해 오염을 방지해야 해요.
그런데.. 왜 일본어가 많을까요?
우리나라의 근대 인쇄 기술과 장비가과거 일본을 통해 도입되면서,현장 기술자들이 쓰던 일본어 전문 용어들이 굳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.
우리말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본어가 많이 쓰이고 있어서 두가지 모두 알아두는 것이 좋아요.
하리꼬미부터 싯끼리까지, 용어는 몰라도 결과물은 완벽하게